Case Facts
원고와 피고는 부부였다. 피고는 실론(현 스리랑카) 정부에 고용된 토목 엔지니어였다. 두 사람은 실론에서 생활하다가 1915년 휴가차 함께 영국으로 왔다. 영국에 머무는 동안 원고는 류머티즘성 관절염으로 인해 의사로부터 영국에 남아야 한다는 권고를 받았고, 피고는 홀로 실론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피고는 출발 전, 별거 기간 동안 원고에게 매월 £30를 생활비로 송금하기로 합의하였다.
이후 두 사람은 별거하였고, 원고는 이혼 decree nisi를 취득하였다. 원고는 이 매월 £30 합의를 이행하도록 피고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였다. 1심에서 Sargant J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원고가 £30 월 생활비로 스스로를 부양하기로 합의한 것이 계약을 구속력 있게 만드는 충분한 약인(consideration)을 구성한다고 판시하였다. 피고는 Court of Appeal에 항소하였고, Court of Appeal은 이 결정을 만장일치로 파기하였다.
Held
Court of Appeal은 피고의 항소를 인용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Atkin LJ, Warrington LJ, Duke LJ 세 판사는 각각 별도의 판결을 작성하였으며, 모두 해당 합의가 법적으로 집행 가능한 계약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Warrington LJ는 집행 가능한 계약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는데, 그 근거의 일부로 원고로부터 제공된 약인이 없었음을 들었다. 이 합의는 단순히 남편이 아내에게 생활비를 지급하는 것에 불과하였으며, 이를 구속력 있는 합의의 수준으로 끌어올릴 만한 사정이 없었다고 보았다.
Duke LJ도 해당 합의가 계약이 아니라는 데 동의하면서, 보통법(common law)은 부부 생활의 일상적인 사항들을 규율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통상적인 가정생활 과정에서 부부 사이에 이루어진 합의는, 그 성질상 법적으로 집행 가능한 계약이 아니라고 하였다.
Atkin LJ는 핵심 판결을 내렸다. 그는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생활하는 배우자들 사이의 합의는 아예 계약이 아니라고 판시하였는데, 당사자들이 그러한 합의에 법적 효력이 수반되리라는 의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합의를 계약법의 영역에서 배제하는 근거는 약인의 부재가 아니라 법적 구속력을 창출하려는 의사(intention to create legal relations)의 부재, 즉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합의가 법원에서 집행될 수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고 하였다.
Ratio Decidendi
이 사건의 Ratio는,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생활하는 배우자들 사이에 이루어진 합의는 법적 구속력을 창출하려는 의사가 없기 때문에 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계약이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이 원칙은 영국 계약법에서 법적 구속력을 창출하려는 의사 법리의 핵심 토대를 이룬다.
Atkin LJ는 다음과 같이 기초적인 논거를 제시하였다. 당사자들이 가정적 또는 가족적 생활 영역 내에서 약정을 체결하는 경우, 법은 그 당사자들이 해당 약정에 법적 효력이 부여되기를 의도하지 않았다고 추정한다. 이 추정은 단순한 증거법상의 원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자체의 성격을 반영하는 것이다. 즉, 이러한 합의들은 계약의 영역 밖에 완전히 놓이는 범주에 속한다. Atkin LJ는 나아가, 만약 가정 내 합의가 일상적으로 구속력 있는 계약으로 인정된다면 배우자 사이의 거의 모든 약정이 소송의 대상이 될 것이므로, 법원과 당사자 모두에게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중요한 점은, Atkin LJ가 원만하게 동거하는 당사자들 사이의 합의와 별거 중이거나 대등한 거래 관계(arm's length)에서 협상하는 당사자들 사이의 합의를 구별하였다는 것이다. 이 구별은 가정 내 합의에 대한 법적 구속력 부재의 추정이 반박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당사자들이 진정으로 법적 구속을 받고자 하였다는 사정, 예컨대 이미 별거하였거나 대등한 거래 관계에서 협상한 경우와 같은 사정이 명백히 존재한다면, 그러한 증거에 의해 추정이 번복될 수 있다.
이 사건은 Merritt v Merritt [1970]와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해당 사건에서 Court of Appeal은, 합의가 이루어질 당시 이미 별거 상태에 있던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약정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여, 이 사건과 구별하였다.
Obiter Dicta
Atkin LJ는 사회적·가정적 약정의 성격 일반에 관하여 보다 폭넓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러한 유형의 합의, 즉 부부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가족적 생활 영역 전반에서 이루어지는 합의는, 이를 체결하는 당사자들이 애초에 법적으로 집행될 것을 의도하지 않는 범주에 속한다고 언급하였다. 이러한 약정은 법적 의무가 아니라 신뢰, 애정, 상호 기대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법원은 그에 계약적 효력을 부여하는 데 신중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관찰은 엄밀히 판결에 필수적인 부분은 아니었으나, 반대의 명백한 증거가 없는 한 상업적 약정과 달리 사회적 약정에는 법적 구속력을 창출하려는 의사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다 넓은 원칙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