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구속력을 갖는 계약의 필수 요소
영국 계약법상 계약이 법적 구속력을 가지려면 다음 세 가지 필수 요소가 충족되어야 한다. 즉, 청약과 승낙으로 구성되는 합의(agreement), 법적 구속력을 창출하려는 의사(contractual intention), 그리고 약인(consideration)이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결여되면 계약은 원칙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Agreement
합의는 일방 당사자가 청약을 하고 상대방이 동일한 조건으로 이를 승낙함으로써 형성된다. 승낙이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순간, 나머지 요소도 충족되어 있다면 법적 구속력을 갖는 합의가 성립한다.
Contractual Intention
양 당사자 모두 자신들의 합의가 법적 구속력을 창출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법원은 이러한 의사의 존재 여부를 객관적 기준(objective test)에 따라 판단하며, 가정적·사회적 약정(일반적으로 법적 구속 의사가 없는 것으로 추정됨)과 상업적 약정(일반적으로 법적 구속 의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됨)을 구별한다.
Consideration
약인(consideration)은 약속을 강제 이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요소이다. 각 당사자는 상대방의 약속에 대한 대가로 무언가 가치 있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 약인은 상당할 필요는 없으나, 충분해야 한다. 즉, 법이 일정한 가치를 갖는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어야 한다.
Offer (청약)
청약의 정의
청약이란 특정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의사 표시로서, 그 대상자가 이를 승낙하는 즉시 법적 구속력이 발생할 의도로 이루어진 것을 말한다. Treitel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청약은 청약자가 피청약자에게 청약의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하는 진술이다. 보다 정확히는, 청약은 특정 조건에 구속되겠다는 명확한 약속(definite promise to be bound by specified terms)이어야 하며, 내용이 명확하고 확정적이며 완결되어 있어 청약자가 추가로 협상할 여지가 없어야 한다.
청약은 특정 개인, 특정 집단, 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할 수 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 청약의 조건을 이행한 자라면 누구든지 이를 승낙할 수 있다.
객관적 기준 (Objective Test)
영국 법원은 어떠한 진술이 청약에 해당하는지를 객관적 기준에 따라 판단한다. 문제는 해당 진술을 한 당사자가 주관적으로 무엇을 의도했는가가 아니라, 피청약자의 입장에 있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그 진술을 어떻게 이해했을 것인가이다. 이 원칙은 Smith v Hughes [1871]에서 확인되었으며, 법원은 당사자들의 의사는 내면의 생각이 아닌 외적 표현에 의해 판단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동일한 객관적 접근 방식은 Allied Marine Transport v Vale do Rio Doce Navegacao [1985]에서도 적용되었다.
Invitation to Treat (청약의 유인)
청약의 유인이란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청약을 하도록 유도하는 예비적 진술로서, 그 당사자는 이후 제출된 청약을 수락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 청약의 유인은 그 자체로 청약이 아니므로, 이를 승낙하더라도 구속력 있는 계약이 성립하지 않는다. 청약과 청약의 유인의 구별은 실무상 매우 중요하며, 법원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여러 상황에서 명확한 법리를 발전시켜 왔다.
상점 진열창에 놓인 상품
상점 진열창에 진열된 상품은 청약이 아니라 청약의 유인에 불과하다. 대표적 판례는 Fisher v Bell [1961]이다. 이 사건에서 한 상점 주인이 진열창에 가격표를 붙여 접이식 칼을 전시하였다가 법령에 위반하여 해당 칼을 판매용으로 제공(offering for sale)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다. Divisional Court는 해당 진열은 청약이 아닌 청약의 유인에 해당하므로 상점 주인이 공소 사실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판시하였다. 법원은 이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확립된 계약법 원칙을 적용하였다.
셀프서비스 매장
동일한 원칙이 셀프서비스 소매 환경에도 적용된다. Pharmaceutical Society of Great Britain v Boots Cash Chemists (Southern) Ltd [1953]에서 Court of Appeal은 슈퍼마켓 진열대에 놓인 의약품의 진열은 청약의 유인에 해당하며 청약이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고객이 상품을 선택하여 계산대에 제시하는 행위가 구매 청약에 해당하며, 소매업자는 이를 수락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에 따르면 계산대에 배치된 약사가 판매의 완결을 감독할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이 법원에 있어 핵심적인 고려사항이었다.
광고
광고는 일반적으로 청약이 아닌 청약의 유인으로 취급된다. Partridge v Crittenden [1968]에서 피고는 잡지에 bramblefinch 암컷을 판매한다는 광고를 게재하였다. 피고는 관련 법령에 위반하여 보호 야생조류를 불법으로 판매 제공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다. 법원은 해당 광고가 청약의 유인에 해당하며 청약이 아니므로 어떠한 범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보상(Reward) 광고
광고에 관한 일반 원칙에 대한 중요한 예외로서, 광고에 구속될 의사를 나타내는 명확하고 확정적인 약속이 포함된 경우에는 해당 광고가 승낙 가능한 청약을 구성할 수 있다. 가장 명확한 예시는 Carlill v Carbolic Smoke Ball Company [1893]이다. 이 사건에서 피고 회사는 자사의 연기 흡입기 제품을 사용 설명서에 따라 사용한 후 독감에 걸린 자에게 100파운드를 지급하겠다는 광고를 게재하였다. Court of Appeal은 해당 광고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청약으로서 지정된 조건을 이행한 자라면 누구든지 승낙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회사가 은행 계좌에 1,000파운드를 예치한 사실은 구속될 진지한 의사가 있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 인정되었다.
보상 광고는 일반적으로 청약의 유인이 아닌 청약으로 취급된다. Williams v Carwardine [1833]에서 살인범을 유죄 판결로 이끄는 정보 제공에 대한 보상 광고는, 관련 정보를 제공한 자라면 누구든지 승낙할 수 있는 청약에 해당한다고 판시되었다.
Bilateral and Unilateral Contracts (쌍방 계약과 일방 계약)
Bilateral Contract (쌍방 계약)
쌍방 계약(bilateral contract)이란 양 당사자가 서로 약속을 교환하는 계약이다. 일방 당사자가 무언가를 하겠다고 약속하고, 상대방도 그에 대한 대가로 무언가를 하겠다고 약속한다. 상호 약속이 교환되는 즉시 양 당사자는 각자의 의무에 의해 즉시 구속된다. 이는 일상적인 상업적 거래에서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계약 형태이다.
Unilateral Contract (일방 계약)
일방 계약(unilateral contract)은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행위 이행에 대한 대가로 약속을 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그 약속은 일방적으로 전달되는데, 즉 불특정 다수 또는 특정 집단이 약정된 행위를 이행함으로써 승낙할 수 있다. 청약자는 해당 행위가 이행될 때까지 구속되지 않지만, 일단 행위가 이행되면 청약자는 약속을 이행할 의무를 지게 된다. Williams v Carwardine [1833] 및 Carlill v Carbolic Smoke Ball Company [1893]에서와 같이 보상을 제공하는 청약이 일방 계약의 전형적인 예시이다.
Auction (경매)
경매에서의 청약과 청약의 유인
통상적인 경매에서 경매인의 입찰 요청은 청약의 유인에 해당하며 청약이 아니다. 청중의 각 입찰 행위가 청약을 구성하며, 경매인은 이를 수락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 경매인이 입찰을 수락하는 경우 — 전통적으로 망치를 내리치는 방식으로 — 최고 입찰자와 물품 소유자 사이에 쌍방 계약이 즉시 성립하며, 이때 경매인은 소유자의 대리인(agent)으로서 행위한다. 이 입장은 s 57(2) Sale of Goods Act 1979에 의해 확인되는데, 동 조항은 경매에 의한 매매는 경매인이 망치를 내리치거나 그 밖의 관습적인 방식으로 완결을 선언하는 때에 완성된다고 규정한다.
'Without Reserve' 경매
경매가 "without reserve"(최저 입찰가 제한 없음)로 광고된 경우에는 더욱 복잡한 분석이 적용된다. 이러한 경우 경매인이 최저 낙찰가를 정하지 않고 최고 입찰자에게 낙찰하겠다는 약속은 일방 계약의 청약에 해당하며, 각 입찰자는 입찰 행위로써 이를 승낙한다. 만약 경매인이 최고 입찰을 거부하고 해당 물품을 경매에서 철회하면, 경매인은 그 일방 계약을 위반한 것이 되어 최고 입찰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
이 원칙은 Barry v Davies [2001]에서 Court of Appeal에 의해 확인되었다. 이 사건에서 경매인은 최저 입찰가 제한 없이 광고된 경매에서 두 대의 기계를 철회하며, 상품의 시장 가치에 비해 상당히 낮은 입찰가를 수락하기를 거부하였다. 법원은 "without reserve"라는 광고가 입찰 행위로써 승낙된 일방 계약의 청약을 구성하며, 낙찰 거부는 해당 청약의 위반에 해당하므로 경매인이 최고 입찰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고 판시하였다.
Tender (입찰)
입찰 요청과 청약의 유인
일방 당사자가 계약에 대한 입찰을 요청하는 경우 — 예컨대, 건설 프로젝트 완공 가격을 제출하도록 업체들을 초청하는 경우 — 그 요청은 일반적으로 청약이 아닌 청약의 유인으로 취급된다. 이에 응하여 제출된 각 입찰이 청약을 구성하며, 요청 당사자는 이를 수락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 요청 당사자는 최저가 입찰, 나아가 어떠한 입찰도 수락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 이는 House of Lords가 봉인 입찰 제출 초청의 법적 효력을 검토한 Harvela Investments v Royal Trust Canada [1986]에서 확인되었다.
입찰 초청과 Unilateral Contract
특정 상황에서는 입찰 초청 자체가 일방 계약을 발생시킬 수 있다. 초청에 적시에 제출된 모든 적합한 입찰을 고려하겠다는 명확한 약속이 포함된 경우, 그 약속은 적합한 입찰을 적시에 제출하는 행위로써 승낙되는 일방 계약의 청약으로 취급될 수 있다. 요청 당사자가 적합한 입찰을 검토하지 않으면 해당 부수적 일방 계약을 위반한 것이 되어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
이 원칙은 Blackpool and Fylde Aero Club Ltd v Blackpool Borough Council [1990]에서 확립되었다. 이 사건에서 지자체는 지역 공항에서의 유람 비행 운영권에 대한 입찰을 초청하면서, 지정된 마감 기한까지 제출된 입찰은 검토될 것이라고 명시하였다. 원고는 제때 입찰을 제출하였으나, 지자체는 행정 오류로 인해 이를 개봉하거나 검토하지 못하고 다른 당사자에게 계약을 낙찰하였다. Court of Appeal은 지자체가 해당 조건으로 초청을 발행함으로써 모든 적합한 입찰을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묵시적으로 한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그 약속은 일방 계약의 청약을 구성하며, 원고는 유효한 입찰을 제출함으로써 이를 승낙하였다. 따라서 지자체가 해당 입찰을 검토하지 않은 것은 계약 위반에 해당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고 판단하였다.
| 상황 | 청약 또는 청약의 유인? | 주요 판례 |
|---|---|---|
| 상점 진열창에 놓인 상품 | 청약의 유인 | Fisher v Bell [1961] |
| 슈퍼마켓 진열대의 상품 | 청약의 유인 | Pharmaceutical Society of Great Britain v Boots Cash Chemists (Southern) Ltd [1953] |
| 신문·잡지 광고 (일반) | 청약의 유인 | Partridge v Crittenden [1968] |
| 명확하고 확정적인 약속이 포함된 광고 | 청약 | Carlill v Carbolic Smoke Ball Company [1893] |
| 보상 광고 | 청약 | Williams v Carwardine [1833] |
| 경매인의 입찰 요청 | 청약의 유인 | s 57(2) Sale of Goods Act 1979 |
| "Without reserve" 경매 | 경매인의 일방 계약 청약 | Barry v Davies [2001] |
| 입찰 요청 | 청약의 유인 | Harvela Investments v Royal Trust Canada [1986] |
| 검토 약속이 포함된 입찰 초청 | 일방 계약 청약 | Blackpool and Fylde Aero Club Ltd v Blackpool Borough Council [19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