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헌법의 법원法源 (2) – Case Law 판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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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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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법 Case Law의 헌법적 기능

성문헌법을 갖춘 국가에서는 공권력 행사를 규율하는 근본 규범이 단일한 최고 성문 문서에 집약되어 있다. 그러나 영국에는 이러한 성문헌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영국의 헌법은 복수의 법원(法源)으로부터 도출되며, 그 중에서도 판례법—즉 보통법과 제정법 해석을 통해 형성된 사법 판단의 집적—은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판례법은 세 가지 주요 기능을 통해 헌법 원칙을 형성한다. 보통법을 통한 근본 원칙의 확립, 사법심사를 통해 행정부 권한 행사를 통제할 기제의 제공, 그리고 헌법적 의의를 지니는 제정법 해석이다.

보통법 The Common Law

보통법은 수세기에 걸쳐 영국 헌법의 근간을 이루는 일련의 원칙들을 형성해 왔다. 이 원칙들은 국가와 개인 모두를 구속하며, 사법적 의사결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잔여적 자유 Residual Freedom

보통법의 근본 원칙 중 하나는 잔여적 자유(residual freedom)의 원칙이다. 이에 따르면 시민은 법이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는 한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하거나 행동할 자유를 가진다. 이는 권리가 국가에 의해 적극적으로 부여되어야 하는 체계와는 대조된다. Entick v Carrington [1765]에서 정부 관리들은 합법적인 영장 없이 개인의 주거에 침입하여 문서를 압수하였다. 법원은 수색에 대한 법적 권한이 없었으므로 이 행위가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은 국가 권력에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며, 법적 금지가 없는 한 개인은 자유를 보유한다는 원칙을 확립하였다.

국가 행위의 법적 근거 요건

잔여적 자유의 원칙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경찰을 비롯한 정부 기관 소속 관리들은 자신의 행위에 대한 법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헌법적 요건이 있다. Entick v Carrington [1765]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적법한 권한의 부재는 관리의 의도나 해당 행위를 수행하는 데 있어 공익상 필요성과 무관하게 국가 행위를 위법으로 만든다.

사법 기능의 사법부 귀속 — 권력 분립

보통법은 또한 사법 기능이 법원에만 귀속된다는 원칙을 확립한다. Case of Prohibition (Prohibition del Roy) (1607)에서는 국왕과 정부 관리들이 법적 분쟁에 직접 개입하거나 사법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법적 쟁송은 적법한 법적 절차를 통해 사법부가 해결하여야 한다. 이 원칙은 권력 분립의 원리를 반영하고 강화한다. 행정권과 사법권은 헌법적으로 구별되며, 법원은 침해에 맞서 자신의 관할권을 수호한다.

인신보호 Habeas Corpus와 개인의 자유

인신보호 영장(writ of habeas corpus)은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는 가장 중요한 보통법상 수단 중 하나이다. 이에 따르면 국가에 의해 구금된 자는 법원에서 그 구금의 적법성을 심사받을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적법한 근거 없이 개인을 구금할 수 없다. 이 원칙은 Belmarsh Case [2005]에서 극적으로 예증되었다. 이 사건에서 House of Lords는 테러 용의자들을 기소나 재판 없이 무기한 구금하는 것이 문제가 됨을 다루었다. 법원은 구금의 적법성에 대한 사법적 심사 없는 무기한 구금은 기본권과 양립할 수 없으며 효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은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제정된 입법에 맞서서도 사법부가 헌법적 자유를 수호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공정한 심리를 받을 권리 Right to a Fair Hearing

공정한 심리를 받을 권리는 인신보호 영장이 제공하는 보호와는 별개의, 독립적인 보통법상 헌법 원칙이다. 이 원칙은 개인의 권리나 정당한 이익에 불이익한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해당 개인이 자신의 입장을 제시할 기회를 부여받아야 함을 요구한다. 이 원칙은 때로 라틴어 격언인 audi alteram partem—양 당사자의 말을 들어라—으로 표현된다. 이는 자연적 정의(natural justice)의 근간을 이루며, 보통법을 통해 광범위하게 발전해 왔고, 공공기관의 자의적이거나 일방적인 의사결정에 대한 헌법적 안전장치로 기능한다.

의회주권 Parliamentary Supremacy

보통법은 의회주권(parliamentary supremacy)의 헌법 원리도 뒷받침한다. 법원들은 일관되게 의회에 의해 적법하게 제정되어 의회 의사록에 등재된 법률의 유효성을 다투거나 이를 무효화하는 것은 법원에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해 왔다. Edinburgh & Dalkeith Railway v Wauchope (1842)에서는 법원이 의회 제정법을 있는 그대로 적용하여야 한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이 입장은 Pickin v British Railways Board [1974]에서 재확인되었는데, 이 사건에서 House of Lords는 입법 통과 과정에서 의회 내에서 발생한 사항을 법원이 심사하는 것은 법원의 기능이 아님을 명확히 하였다. 따라서 의회주권 그 자체가 보통법의 산물이다. 법원들은 어떤 상위 성문 규범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법 판단을 통해 의회주권을 인정하고 집행해 왔다.

행정부에 대한 사법심사 Judicial Review

사법심사의 헌법적 의의

법원은 의회 제정법의 합헌성을 심사하는 권한—이는 원칙상 의회 자체에 유보되어 있다—을 갖지 않지만, 판례법은 공공기관이 의회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행사하는 방식을 심사하는 중요한 헌법적 기능을 수행한다. 이 과정을 사법심사(judicial review)라 한다. 사법심사는 본안에 대한 항소와는 구별된다. 사법심사는 해당 결정이 옳은 것이었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그 결정이 적법하게, 이를 내릴 권한을 가진 기관에 의해, 그리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이루어졌는지를 심사한다.

판례법의 이러한 기능은 전문 헌법재판소를 두고 있는 체계와 대비된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에서는 헌법재판소가 헌법에 위반되는 입법을 위헌으로 선언할 권한을 가진다. 영국에는 이러한 기관이 존재하지 않으며, 대신 일반 법원이 사법심사를 통해 행정 작용에 대한 감독 관할권을 행사하여 국가를 규율하는 판례법을 생산한다.

St Helen Council v Manchester Primary Care Trust [2008]에서 예시된 바와 같이, 법원은 공공기관이 부여된 권한의 범위 내에서 행동하였는지를 심사한다. 이 사건은 사법심사가 공공기관으로 하여금 법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보장하는 실질적 메커니즘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사법심사의 세 가지 심사 기준

영국 행정법은 공공기관의 결정에 대해 사법심사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세 가지 주요 근거를 인정한다.

위법성 — 권한 초과 행위 Ultra Vires

첫 번째 근거는 위법성으로, 흔히 라틴어 원칙인 ultra vires(권한 초과)로 표현된다. 결정을 내린 공공기관이 그렇게 할 법적 권한을 갖지 않았다면 그 결정은 위법하다. 의회는 특정 목적을 위해 공공기관에 권한을 부여하며, 그 적법한 범위를 벗어난 권한 행사는 무효이다. 법원은 그러한 결정을 취소하고, 적절한 경우 선언 또는 기타 구제 수단을 명할 수 있다.

절차적 공정성 Procedural Fairness

두 번째 근거는 절차적 공정성이다. 공공기관이 결정을 내릴 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더라도 절차적으로 공정한 방식으로 그 권한을 행사하여야 한다. 이는 자연적 정의(natural justice)의 요건을 포함한다. 의사결정자는 편향되어서는 안 되며(nemo judex in causa sua—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 영향을 받는 당사자는 자신의 주장을 제시할 공정한 기회를 부여받아야 한다(audi alteram partem). 절차적 공정성의 흠결은 실질적 결론이 옳을 수도 있었는지와 무관하게 해당 결정을 이의 제기의 대상으로 만든다.

합리성 및 비례성 Reasonableness and Proportionality

세 번째 근거는 합리성과 비례성이다. 어떠한 합리적인 공공기관도 내릴 수 없을 정도로 비합리적인 결정—행정법으로부터 도출된 기준으로 때로 Wednesbury 비합리성(Wednesbury unreasonableness)이라 불린다—은 취소될 수 있다. 인권이나 EU법이 관련된 사건에서는 보다 엄격한 비례성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 즉, 해당 결정은 정당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원고의 권리를 필요 이상으로 제한하지 않아야 한다. 이 심사 근거는 법원이 의사결정자의 판단을 스스로의 판단으로 대체하지 않으면서도 결정의 실질을 심사할 수 있도록 한다.

제정법 해석 Interpretation of Statute

헌법적 의의의 사법 해석

판례법의 세 번째 주요 헌법적 기능은 제정법의 해석이다. 의회가 입법할 때 법률의 문언은 모호하거나 불완전할 수 있고, 또는 다른 법적 의무와 충돌할 수도 있다. 법원은 해석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여야 하며, 그 결과로 생성되는 판례법은 중대한 헌법적 비중을 가질 수 있다.

EU법과 제정법의 충돌 — Factortame

제정법 해석의 헌법적 의의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Factortame (No 2) [1991]에서 발생하였다. 쟁점은 의회 제정법과 직접 효력을 갖는 EU법 사이의 충돌이었다. House of Lords는 국내 입법이 EU법과 양립할 수 없는 경우 법원은 해당 법률이 공동체법과 충돌하는 범위 내에서 그 법률의 효력을 정지시켜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심대한 헌법적 발전이었다. 영국 법원이 처음으로 상위 법적 의무를 실현하기 위해 의회 제정법을 적용 배제한 것이다. 이 사건은 의회주권과 유럽공동체 가입 사이의 관계가 법원으로 하여금 능동적이고 헌법적으로 중요한 해석 기능을 수행하도록 요구함을 보여주었다.

인권법에 따른 해석 — Ghaidan v Mendoza

헌법적으로 중요한 해석의 또 다른 사례는 Ghaidan v Mendoza [2004]에서 제시된다. s 3 Human Rights Act 1998에 따르면 법원은 가능한 한 1차 입법 및 위임 입법을 유럽인권협약(ECHR)이 보장하는 권리와 양립하는 방식으로 읽고 효력을 부여하여야 한다. Ghaidan v Mendoza [2004]에서 House of Lords는 이 해석 의무를 적용하여 동성 파트너에게도 법적 보호를 확장하였으며, 관련 입법을 협약 제8조상 사생활 및 가족생활 존중의 권리와 양립하는 방식으로 해석하였다. 이 사건은 s 3 Human Rights Act 1998이 법원에 강력한 해석 수단을 부여함을 보여준다. 이 수단은 입법을 공식적으로 무효화하지 않으면서도 그 명백한 의미를 변경하여 협약상 권리에 부합하도록 할 수 있다.

의회 제정법의 위계 — Thoburn v Sunderland City Council

일반 제정법과 헌법적 제정법의 구별

제정법 해석에 있어 중요한 사법적 발전은 의회 제정법의 위계 인정에 관한 것이다. Thoburn v Sunderland City Council [2002]에서 법원은 일반 제정법과 이른바 "헌법적 제정법(constitutional statutes)"을 구별하였다. 헌법적 제정법이란 시민과 국가 사이의 법적 관계를 근본적인 방식으로 규율하거나, 기본적인 헌법적 권리의 범위를 확대 또는 축소하는 법률을 말한다. 이 사건에서 예시로 든 것들로는 Magna Carta 1215, Bill of Rights 1689, 그리고 Human Rights Act 1998이 있다.

묵시적 폐지 원칙의 제한

이 구별의 헌법적 의의는 묵시적 폐지(implied repeal) 원칙에 대한 효과에 있다. 의회주권의 일반 원칙에 따르면 후행 의회 제정법은 양자 사이의 불일치 범위 내에서 전행 제정법을 묵시적으로 폐지한다. 그러나 Thoburn v Sunderland City Council [2002]의 법원은 헌법적 제정법은 묵시적 폐지로부터 면제된다고 판시하였다. 헌법적 제정법은 명시적 규정에 의해서만 폐지되거나 개정될 수 있으며, 후행 법률은 단순히 일반적이거나 의도치 않은 불일치를 이유로 헌법적 제정법을 무효화한 것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법률 체계 내의 위계에 대한 이러한 사법적 인정은 중대한 헌법적 발전을 나타내며, 법원이 해석권의 행사를 통해 영국 헌법의 구조를 형성하는 데 능동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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